[wave] New iMac my apple note


 
안녕하세요

뉴아이맥이 출시된 지도 벌써 3개월이 되었군요. 그동안 미뤄 왔던 뉴 아이맥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미루다가는 잊을 거 같기에......

0. 프롤로그

뉴 아이맥에 대한 이야기는  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선 타임 지의 표지를 필두로 여러 언론에서 잇달아 대대적으로 소개가 되었고, 내내 언론과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죠. 아울러 엄청난 광고도 한몫 거들었고요. 국내 언론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소개가 되었는 줄로 압니다. 또한 그 개발과정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가령 꽃밭을 거닐며 아이디어를 나눈 디자인 팀의 팀장과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등 재미있는 일화도 알려졌습니다. 가히 혁명적인 디자인의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와 노력이 오래전부터 모아졌음을 알게 해주었죠.

이 글은 하드웨어 설계자로서도 아니고 디자이너로서도 아닌, 그저 우연히(?) 이 신기한 컴퓨터의 진화과정을 보게 된 한 소프트웨어 연구원의 기록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어떻게 이 컴퓨터가 만들어 졌는가에 대한 기록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들을 통해 한 컴퓨터가 만들어지기까지 대략적으로어떤 과정을 거치는가에 대한 역간의힌트를 얻을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죠.
(모든것이 일급 비밀이었던 관계로 사진은 전혀 없습니다. 아시죠?^^;)

1. 최초의 만남

글을 쓰려고 지난 기록을 찾아보니, 제가 처음으로 이 괴상한 컴퓨터(?)를 접한 게 2001년 6월 13일이었군요.  이날 테스팅을 부탁받은 상자를 열어보니 웬 시커먼 블랙 박스 (정식으로는 스탤스stealth 유닛이라고 부릅니다) 가 있었습니다. 모양은 육각형- 완전한 육각형을 아니고 집모양으로 아래가 판판한 육각형이죠- 이고 지름은 한 30센티미터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 뒤쪽으로 상자가 뚫려서 보드가 보이면서 거기에 여러가지 포트가 있었습니다. 여기에다가 파워 서플라이 연결하고 모니터 연결하고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하는 거였죠.검은 상자는 열수도 있었는데 열지 않더라도 보드가 둥그런 것으로 보아 직감적으로 아 이건 뭔가 둥근 모양 컴퓨터의 프로토타입이구나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간 이리저리 전선 연결하고 나니 컴퓨터라기보다는 시커먼 문어괴물 같은 -Matrix 영화에 나오는거 있죠- 모양이 되더군요^^; 펜이고 뭐고 없기때문에 전원 부근과 코드가 무지무지 뜨거워지므로 손 잘못 댓다간 그대로 익어버리는거 같았습니다. 그 뜨거운 걸 피해서 콩알만한 스위치를 켜고 꺼야만 했었죠. 나중엔 뭐 줄을 그냥 확 잡아당겨 뺏습니다만..-__-  어쨋든 그당시로는 반구형 컴퓨터라기보다는 원통형 컴퓨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들었었고 꼭 보드가 둥글다고 해서 둥근 컴퓨터가 나오라는 법도 없고 해서요. 모니터도 없었으므로 혹 큐브의 둥근 버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여간 첫인상이 색달렀었죠.




1: 이동용 손잡이 2: 파워 케이블 3: 파워 스위치 4: 모니터 연결선 5: 모니터 전원 6: 둥근 보드와 포트들

이야기를 더 하기전에 한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하드웨어를, 그것도 최고 기밀의 프로토 타입의 테스팅을 하고 이런 글을 쓰는지 궁금하시죠? 제 이전 글에서도 잠깐 얘기했었지만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드므로, 대부분의 경우에 하드웨어 개발 초기단계부터 소프트웨어와의 궁합을 맞춥니다.  이 범주에는 크게는 오에스부터 작게는 개개 어플리케이션까지도 포함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또한 반대로 소프트웨어를 새로 만들거나 업그레이드할때도 각종 하드웨어와 일일이 테스트를 거친다는 말도 되는거죠. 이런 과정을 소홀히 하면 애써 만든 프로그램이 특정 컴퓨터에서는 돌아가지 않는다던가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사실 테스팅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합니다) 따라서 우리팀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새로 출시될 기종에서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테스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2. 하드웨어 개발과정 하드웨어 개발은 크게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칩니다. EVT(Engineering Validation Test), DVT(Design Validation Test), 그리고 PVT(Production Validation Test)이죠. 이때 각각의 단계에 해당하는 프로토 타입들이 만들어집니다. 첫번째 EVT 유닛은 글자그대로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즉 이런 걸 기술적으로 만들어 낼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유닛으로, EVT 1은 위의 블랙박스 스탤스 유닛보다도 더 기본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껍데기는 커녕 보드하나 달랑 있고. 파워도 전선 두개를 '번쩍' 해서 넣습니다^^; 두번째 DVT유닛은 그러한 하드웨어를 어떤 형태로 조립하고 만들어 낼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항상 EVT가 끝나고서 DVT로 넘어가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 개발 후반부에 가면 EVT4, DVT3 와 같이 두 번호를 같이 달고 다니는 일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팀에게 테스팅 요청이 들어오는 것은 대개 EVT 3유닛부터입니다. 신문기사에 의하면 뉴아이맥은 약 2년전부터 구상을 했었다고 하는데 뉴아이맥이 출시된게 2002년 1월이었으므로, EVT2를 출시 6개월 전에서야 보게 된 셈이니 상당히 오랜 기간 구상을 했던 거 같습니다.

어쨋든 이러한 EVT와 DVT 단계에서 각기 10-30대 정도의 프로토타입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닛들은 애플 내의 여러 테스팅 룸에서 각종 테스팅에 사용됩니다. 물론 이러한 곳에는 별도의 안전장치와 아이디 확인이 요구되죠.   이러한 테스팅후에 대부분의 EVT, DVT 유닛은 폐기됩니다. EVT4정도 되면 그럭저럭 모양도 비슷하고 쓸만은 하지만 대부분 보드가 다르거나 내부부품이 시판되는 컴퓨터와는 다르므로 오에스가 안깔리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이상현상이 자주 일어나므로 사실 정상적인 사용이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망가질때까지 씁니다-_- 아까버서...). 

이렇게 EVT와 DVT 테스팅이 끝나면 PVT로 넘어가는데 사실 여기부터는 엔지니어들이 관여할 일은  아주 적습니다. 주로 공장(타이완이나 세크라멘토) 등의 생산라인에서 조립방법과 효율성 등을 체크하는 거 같더군요. 이 단계에서는 PVT유닛이 수백대정도 만들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들이 아마도 맥월드 엑스포장에 전시되는 수십대의 샘플로 쓰이는거 같기도 하고요 대부분 스토어 전시용등으로 쓰일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PVT는  EVT와 DVT 와 달리 거의 정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새 제품이 개발되기 시작하면 일단 테스팅 유닛은 항상 코드번호로 지칭됩니다. 하드웨어의 경우 P11, P62등등으로 P 와 번호를 조합하여 부릅니다.  이 코드번호는 중간에 바뀌기도 하는데요 가령 뉴 아이맥의 경우 처음의 코드번호는 P11이었다가 나중에는 P80으로 변했습니다. 평면 모니터가 부착된 후에 코드번호가 바뀌었던 걸로 기억되는군요. 이 코드번호 뒤에  위에서 말한 테스팅 번호가 붙습니다. 즉 P80 EVT4 DVT3 은 뉴 아이맥 EVT 4단계이자 DVT3인 유닛을 가리키는 것이죠.  이 코드번호는 제품 출시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는데,아직도 뉴 아이맥은 P80로 불리고 있습니다.

넘 길어지는 것 같아 오늘은 이만 줄이고요 다음편에 계속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wave드림

안녕하세요

뉴아이맥 2편입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아서 빨리 올립니다^^; 1편을 안보신 분은 1편부터 읽으시는게 이해하시기 편할 거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3. 첫번째 변신

그렇듯 첫번째 블랙 박스 유닛의 테스팅을 끝내고 두번째 테스팅을 위해 새 프로토 타입 유닛을 받은건 9월 말이었습니다.  받아온 상자를 여는 순간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감동도 아니었고 놀라움도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이게 컴퓨터인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제가 지난번에 보았던 둥근 기판은 축구공 반쪽만한 반구 속으로 들어가 있었고 특히나 황당했던 것은 거기에 모니터가 파이프(?) 같은 걸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모양의 컴퓨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그당시 뉴아이맥은 몸체와 모니터 그리고 연결하는 목(?)이 모두 새까맣게 칠해져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검은 색 컴퓨터였죠. 그리고 최종 출시 모델과는 전혀 다른 연결 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목과 본체 연결부분 주변에는 최종 모델과 같은 통풍 구멍이 둥그렇게 송송 뚫려 있었고 그속에서 냉각팬이 돌아가더군요. 하여간 이 목은 그림에서 (2) 로 표시된 바와 같이 짤막한 파이프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탁상용 램프처럼 전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했습니다. 360도 회전은 물론 모니터를 90도 각도로 세 워 놓을 수도 있었습니다. 목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반면, 단점으로는 그 모양이 그리 보기에 좋지가 않았습니다. 그림의 (1)로 표시된 부분을 네 손가락으로 잡고 모니터 쪽으로 누르면 목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 크기가 무식할 정도로 컸고, 앞쪽에서 보면 모니터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치 초대형 빨래집게가 모니터에 달려 있는거처럼 보이더군요. 



또 다른 단점으로는 모니터를 모든 방향과 각도로 움직일수 있다보니 오히려 반듯하게 책상과 평행으로 놓기가 힘들었습니다. 늘 조금씩 삐딱해지더군요. 그리고 연결 파이프들이 매우 뻑뻑한 편이고 움직일때 쇠를 긁는 소리가 났습니다.- 끼끼끽...  직감적으로도 이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러면서 애플이 너무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으려 하다보니 무리수를 두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들었습니다.  

이녀석을 테스팅하면서 예전에 애플 공장에 갔을때 생각이 나더군요. 애플의 새크라멘토 공장은 애플 케어와 애플 스토어도 담당하고 있는데 그때 애플 스토어 담당하는 분이 간단한 소개와 브리핑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모든 주문은 그리로 들어온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각 모델별로 주문실적을 그래프로 보여주더군요(기밀사항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스토어짱: ...... 모든 주문상황이 이러이러하게 한눈에 나타나고... 처리기간은 저러저러하게 걸립니다.  그건 그렇고....  여러분 일전에 나온 아이맥 아시죠? 플라워 아이맥하고 달마시안 아이맥.

일동:     알죠. 

스토어짱: 그것들 말예요. 전 그것들 나왔을때 도데체 누가 저런 컴퓨터를 살까 하고 생각하고, 한대도 안팔릴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진짜 사려고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실제로 주문이 들어왔다고요. 나 참 신기해서......

일동:  .......... (저사람 스토어짱 맞나?)



이런 옛 생각을 하면서, 음 지금 내맘에는 안들지 몰라도 사람들은 좋아할 지도 모르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하긴 큐브가 모양이 나빠서 안팔린건 아니니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 했더랬습니다. 그러나 그 모가지와 손잡이만은 끝까지 맘에 안 들더군요. 이 당시 이런 쇼킹한 모양때문에 하도 정신이 없어서 컴퓨터 CPU 속도나 메모리는 얼마나 들었는지 등등에는 관심조차 미치지 않았었습니다.

4. 두번째 변신

이후로 한동안 이러한 형태를 유지했었고, 한 두달후에 새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뉴 아이맥의 두번째 변신은 모양은 바뀐 것이 없었습니다. 그대신 본체의 색과 모양이 최종 모델에서처럼 우윳빛나는 흰색으로 바뀌었고, 표면의 질감도 이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목도 검은 목에서 은빛으로 바뀌었구요.   저는 여전히 그 목부분이 맘에 안들어 수차례 바꿀 수 없느냐고 건의했었는데 하드웨어 팀의 말로는 이미 결정이 나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러한 목의 모양이 더 실제 꽃의 줄기에 가까운 건 사실이지만 그 무식해 보이는(?) 고정 레버만은 끝까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근데 이맘때쯤 한가지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녀석이 자꾸 보니까 점점 괜찮아 보이는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들던 것이 이제는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볼수록 정이 가더군요. 색이 하얗게 되니까 훨씬 나은거 같았습니다. 이렇다면 혹시 잘 팔릴지도 모르겠군 하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들게 되었습니다.이때 하드웨어 팀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는:

나 :           야, 이거 볼수록 괜찮아지는데? 너도그러냐?
딱돌이 :   그러게말야, 이 은색 목 멋있지 않냐?
나 :           .... -__-

모양에 대한 충격이 어느정도 가시게 되니 몇달이 지난 그제서야 속의 내용물이 궁금해 지더군요. 그래서 시스템 프레퍼런스를 열어본 순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CPU는 G3 600MHz정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G3 가 아니라 G4 800MHz의 CPU에 256메가 메모리 그리고 콤보도 아니고 슈퍼 드리이브라니? 믿기지가 않더군요. 여지껏 이만한 사이즈에 이런 성능을 가진 컴퓨터는 없었습니다.  아, 이 조그만 몸체 속에 이제는 이것들이 다 들어가는구나. 그건 조그만 슈퍼 괴물 그 자체였습니다.  슬슬 무서워지기까지 하더군요. 원래 테스팅 하는 사람은 같은 팀원에게도 보여주거나 말을 안하는게 원칙인데 이때는 흥분한 관계로 정말 입이 근질거려서 한동안 참느라고 혼났습니다.

5. 세번째 변신 그리고 출시

EVT4유닛이 나온게 12월 초로 기억됩니다. 거의 최종 테스트였습니다.  상자를 여는 순간 목이 바뀌어 있더군요. 단순하고 심플하게 그것도 일자형으로 변해 있더군요. 따라서 이전 모델의 결점인 모니터의 수평을 맞추기가 힘들던 점과 조정이 빡빡하고 소리가 났던 점 등이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부드럽게 잘 움직이는 목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예전에는 360도로 움직임이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좌우 90도만 회전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목 내부의 전선이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겠지만, 한 좌우 120도 정도씩이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았습니다. 

나:            야, 이거 드디어 바뀌었네? 절대 못바꾼다더니만 바꿨꾸나.  전보다 훨 났다 그치?
딱돌이:      이게 뭐냐? 난 전에 목이 더 좋은데 ...
나:             -__-;;; ... (졌다)...

최종 테스팅을 한게 12월 18일이었습니다. 사상 최고의 테스팅 결과가 나오더군요. 정말 만세가 나왔습니다. 하드웨어 팀들도 무지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공장으로 오케이 사인이 보내졌죠. EVT가 끝나고 PVT로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몇주뒤, 센프란시스코의 모스코니 센터로부터 터져나온 발표는 컴퓨터 역사에 또 하나의 굵은 획을 그었습니다. 더군다나 화제가 되었던건 타임지에서 표지기사로 뉴아이맥을 소개하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데 한몫 거들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날 아이맥이 타임지 표지로 꼭 실린다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가령 그당시 오사마 빈 라덴 이 잡히거나 등등 다른 일이 일어난다면 뉴 아이맥이 표지에 실릴 수 없다고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애플로서는 운이 좋았던(?) 것이죠.  

엑스포 마지막날 가서 전시된 뉴 아이맥을 만져보니 그동안 그렇게 많이 주무르던 것인데도 또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도우미 :  이게 뉴 아이맥입니다. 설명해 드릴까요?
나       :  아뇨,  됐어요.
도우미 :  ??
나       :  ^_^

작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허덕일 때 애플은 타이타니움 노트북으로 큐브의 실패를 씻고 흑자를 낼 수 있었죠. 그때  노트북이 마치 핫케이크 찍어내듯이 팔렸다고 했었습니다. 이 뉴 아이맥은 마치 호빵구워내듯 팔린다고 해도 될까요? 엄청난 수요를 따라가지를 못했습니다. 심지어 한달씩 기다리는 일도 생겼습니다. 출시 두달후 회의에서 들은 뉴스는: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는데 좋은 뉴스는 뉴아이맥이 모자라서 못판다는 것이고 것이고, 나쁜 뉴스는 역시 뉴 아이맥이 모자라서 못판다는 것이다."



6. 프롤로그

뉴아이맥이 출시된이후에 그 디자인이 표절이 아닌가 하는 등등의 말도 나돌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이야기들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아마 그러한 디자인을 어느 컴퓨터 회사든 한번쯤은 디자인실에서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특이한 것도 아닙니다. 뉴 아이맥의 의의는 그 디자인과 성능에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런 기존의 컴퓨터모양을 벗어난 독특한 디자인이 실제로 시장에 나왔다는 점입니다. 또한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그 안에다가 최신 시스템을 넣는다는것은 별개의 일이며 더더욱 어려운 일이죠.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성공한다면 찬사와 함께 비슷한 시도가 줄줄이 뒤를 따르겠죠. 그러나 실패한다면 엄청난 손해와 함께 손가락질과 무슨 장난하느냐는 식의 비난을 받았을 겁니다.  처음의 시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닐 겁니다. 마치 콜럼버스의 계란같다고나 할까요? 과연 어떤회사가 사운을 걸고 그런 모험을 하겠습니까?  큐브처럼 최고의 찬사와 온갖 상을 받고서도 판매에 실패한 경우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기종을 테스트 해 볼 기회가 있었지만 아마 앞으로도 이 뉴 아이맥을 처음 만져보았을때와 같은 느낌을 받지는 못할 거라 생각됩니다. (혹 모니터 두개와 팔다리가 달린 컴퓨터가 나온다면 모를까요^^;)  컴퓨터 디자인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지도 모를 컴퓨터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거, 이역시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원래는 테스팅에 관해서도 같이 글을 쓸까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거 같고 전문용어도 많이 나오고 꼭 아이맥과 관련된 이야기만은 아니라서 제외했습니다. 또한 이번글은 쓰다보니 confidential한 이야기가 무의식중에 섞이기도 하고 해서 신경쓰느라고 꽤 애를 먹었습니다.  애플 노트 중에 가장 힘들게 쓴 글인거 같습니다. 어쨌든 다 쓰고 나니 밀린 숙제 하나 해치운 기분이군요. ^^;

좋은 하루 되시길

wave드림
<출처 : kmug wave 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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